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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리뷰/좋아하는 것들

피아니스트 조성진에 덕통사고 당함! 그의 대표적인 공연 유투브 영상들 + 드뷔시 앨범 구매!

by 셀림 2019.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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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클알못이다. 피아노는 초6까지 집 앞 교습소에서 꾸역꾸역 억지로 치다가 그만두었다. 클래식 애호가인 아버지가 집에서 쉴새없이 음악을 틀어놓으셔서 오히려 관심이 없었다. 대학 1학년때는 친하게 지냈던 유일하게 친했던 친구 두 명이 오케스트라 동아리에 같이 가입하자고 그렇게 꼬셨는데도 노관심이었기 때문에 가입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새벽 1시경 갑자기 유투브에 아래 영상이 추천에 떠서 보았다.

조성진이 친 드뷔시 Debeussy의 달빛 이었다 (들어보긴 했지만 제목과 음악가가 누군지는 몰랐음).

헐? 내가 알던 그 김치냉장고 CF인가에 나온 음악 맞아? 와 그런데 왜 이렇게 다르게 들리지? 조성진 음 그래 뭔 콩쿨에 상 받은 애였지 호옹...? 후옹? 

위 유투브 영상은 2백만 뷰를 현재까지 기록 중이며 천여개의 댓글들을 통해 음악에 감동받아 시인이 된 댓글러들의 대시상파티가 열려있었다 ㅋㅋㅋㅋㅋㅋ.

어쩜 영상도 저렇게 멋져 보이게 찍었는지 ㅋㅋ 옷이랑 머리랑 찰떡이다. (매니지먼트회사에서 영상 찍을 때 스타일링을 해주었겠지?)

나도 모르겠다 갑자기 이 곡이 왜 이렇게 다르게 들리고 감동적인지. (최근 몇 년 간 외국어를 배워서 뇌구조가 바뀌었나.. ㅎㅎ)

그러면서 다음 추천 영상으로 뜬 음악을 들었는데 이번엔 그 유명하다는 쇼팽콩쿨 결선 퍼포먼스 영상이었다.

https://youtu.be/614oSsDS734

천만뷰를 향해가는 결선 진출 영상! 집중하는 표정에서 자기가 준비한 모든걸 풀어놓고 가리라는 비장함이 느껴진다 ㅋㅋ  

알고보니 쇼팽 콩쿠르는 5년에 한 번 열리는 피아노 계의 가장 크고 대표적이고 권위있는 대회라고 한다. 피아노 좀 친다는 사람들이 다이다이 떠서 4회의 경연을 거쳐 쇼팽을 가장 잘 해석한 사람을 가려내는 대회로 심사위원들이 1위가 없다고 판단하면 1위없는 2위만 준다는 무시무시한 대회였다. 거기서 1등을 했으니 올림픽 금메달 딴 것과 비등한 느낌인 것이다. (물론 쇼팽 콩쿨 우승 전에도 알만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실력을 인정받고 있었다고 한다.) 

조성진의 연주는 기본적으로는 서정적이고 물 흐르듯이 차분하면서도 깔끔한 느낌이 나지만 강약 조절이 확실해서 클라이막스일 때는 확실하게 열정을 빡! 표현하는 연주로 느껴졌다. 잘은 모르지만 댓글을 보니 조성진은 피아노 건반을 누를 때 나는 소리의 파동을 잘 조절한다는 말이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파트 별로 디테일한 강약 조절이 잘 되어 있어서 감정 이입이 훨씬 잘 되는 느낌이고 협연하는 오케스트라와의 케미와 곡 구성도 훨씬 역동적으로 들리도록 만들었다.

아래의 쇼팽 콩쿨 3차 예선에서 독주로 연주한 곡도 너무 좋았고 내가 느낀 연주 스타일이 잘 표현되었던 것 같다. (쇼팽 콩쿨 버전이 작정하고 레코딩한거라 그런지 음질도 좋은것 같고 카메라 앵글도 맘에 든다)

여태까지 나는 몇 백년 지난 고전 음악들을 왜 지금까지도 반복해서 연주할까, 그냥 역사적으로 관성적으로 지속되어 오는 건가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그냥 악보에 적힌 걸 반복해서 연주하는 게 아니라 자기만의 해석으로 곡이 표현할 수 있는 아름다움의 본질로 다가가고자 하는 노력을 연주자가 하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맞는 비유일 지는 모르겠지만 같은 기술의 피겨스케이팅 점프와 퍼포먼스를 하더라도 김연아가 해내는 것은 훨씬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 같이 말이다.) 후대에도 기억되는 곡들에는 동일 문화권 내의 사람들의 집단 의식에 존재하고 있는 본질적인 아름다움이 음악적 표현으로 반영되어 있을 것이고 연주자는 표현을 통해 그 아름다움을 구현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정도의 감동을 받았으면 보답을 해야지 싶어 조성진 드뷔시 앨범을 바로 아마존으로 구매하였다.  

빨리 받고 싶고 아마존 프라임 데이 딜도 떠서 일주일 동안 프라임 어카운트 무료 체험 신청을 해서 이틀만에 받았다. ㅋㅋ

조성진님 사진 몇 장과 설명이 여러 언어로 적혀 있었다.

막상 MP3로 전환해서 들으니 음질은 깨끗하고 좋지만 공연 실황을 보는 것과는 느낌이 달랐다.  아직까지는 친근한 외모 (그런데 실력은 안 친근함)의 조성진님이 직접 연주하는걸 보는게 더 감정이입도 되고 좋당.

조성진 덕분에 드뷔시 음악도 이제 잘 알게 되겠네 ㅎㅎ 신난다!!

+ 미국에서 열리는 공연 티켓을 알아봤다. 마침 추수감사절 주말에 로스엔젤레스 디즈니 홀에서 공연을 한다고 한다. 아직 개별 공연 티켓은 오픈 되지 않은 것 같다. 8월에 오픈하면 조성진 공연도 보고 엘에이도 여행가는 계획을 세워볼 까 생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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