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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리뷰/일상기록

미국 911 응급 상황 방문 진단비는 공짜. 응급실 갈뻔한 썰. 생리통 있어도 빈속에 약 먹지 맙시다. 설사와 겹치면 지옥에 갈 수 있습니다.

by 셀림 2021.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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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이 기계가 우리집에 설치된 순간을 보게 될 줄이야...

의료적인 응급 상황은 누구에게나, 내일이라도 닥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바로 어제 였다.
일요일 아침이었던 어제. 잠에서 깨자 마자 오늘의 생리통은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그래서 일어나자 마자 타이레놀 2알을 서둘러 삼켰다. 

빈 속에 약 먹지 맙시다. 특히 미국 약은 더 먹지 맙시다. 

그게 화근이었을까.
생리통은 나아지지 않았다. 약효가 듣기 까지 시간이 걸리니 그런 거겠지 하면서 핫팩을 만들어 아랫배에 올려놓았다. 
그러다가 장에 신호가 왔다. 전날에 늦게까지 인강을 듣다가 야식을 먹었는데 그 때문인 듯 했다. 그래서 화장실에서 다소 찝찝하게 일을 보고 샤워를 하러 갔다.
그런데 갑자기 엄청난 생리통과 배아픔과 메스꺼움이 몰려왔다. 환기가 잘 되지 않는 밀폐된 화장실에 있으니 숨도 가빠왔다. 
이건 예사로운 아픔이 아니었다. 정말 누가 창으로 아랫배 자궁 부분을 마구 찌르는 듯한 아픔에 더해 장도 배탈난 듯이 아프로 속은 체한 듯 울렁거렸다.
빈속에 먹은 타이레놀 2알도 소화가 되지 못했는지 자꾸 헛구역질이 나왔다. 그래서 구역질을 해도 속은 시원해지지 않았다.
마침 샤워 중이라 옷도 입을 수가 없었고 장 문제가 겹쳐 있어 남편에게 들어오라고 말도 못했다 ㅠㅠㅠㅠ
내가 할 수 있는 건 소리를 지르는 일 밖에 없었다 ...
그러다보니 마음이 너무 당황스러웠는지 숨이 가빠오고 몸은 과호흡 상태에 빠졌다. 
이번에 처음 알게되었다. 과호흡 상태가 되면 온몸에 경련이 온다는 사실을... 그래서 몸을 가누기가 쉽지 않아졌다.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고 양팔이 전기가 오르는 듯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런 메서운 아픔이 30분 정도 지속되었다.
서 있을 수가 없어서 누워있었고, 누워도 아팠다. 젖은 몸으로 침대에 갈 수가 없어서 화장실 바닥에 옷도 입지 못하고 누워있었다...
이건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남편에게 911에 전화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911에서는 일단 1) 전화한 이유를 물어보고 2) 주소를 물어보고 3) 환자가 의식은 있는 지 4) 들것에 실려 나가야 하는 지 등을 물어보았다.
전화를 하고 나서도 아픔은 지속되었으나 웬일인지 옆으로 누우니까 아픔이 덜한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겨우 정신을 살짝 차려서 남편에게 미지근한 물을 달라고 부탁했다. 물을 많이 마시지 못했지만 몇 모금을 마시고 나니 조금 나아졌다.
설사로 인해 탈수 증상 까지 살짝 왔었나 보다.
5분 정도 후에 응급 요원 분들이 도착했다.
나의 경우 의료적인 응급 상황이므로 의사와 간호사 한 명 그리고 사람을 옮기는 것을 도와줄 요원 2명, 도합 4명이 집에 찾아왔다.
다행이 요원들이 왔을 때는 스스로 옷을 입고 나갈 정도는 되어서 옷을 입고 이 분들을 맞이할 수 있었다.
(사실 경황이 없어 처음에 요원들이 왔을 때는 윗옷과 팬티만 입고 있었다... 근데 이걸 부끄러워할 겨를은 없었다.)
요원들은 내 의식을 체크할 심전도와 이산화탄소 레벨 측정기 등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의자에 앉으라고 했다.
무슨 일이냐고 해서 전후 사정을 설명하는 동안 간호사 분이 혈압을 재시고, 내 코와 입에 의식을 체크할 도구를 연결하여 수치를 체크했다.
혈압을 재는 동안 내 팔이 너무 비정상적으로 떨렸다. 의사 분이 너무 과호흡을 해서라고 설명해줬다. 이산화탄소 레벨 수치도 너무 낮다고 했다. 심호흡을 하면 경련이 줄어들 것이라며 안심시켜 주었다. 그러면서 이런저런 다른 건강 사항들도 체크해 주셨다. 
응급실에 갈 거냐는 질문에 살인적인 병원비도 걱정되기도 하고 장 트러블이 마무리 되니 무지막지한 통증은 없어진 것 같아서 안 가도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럼 일단 두고보고 필요하면 Urgent care에 가서 체크하고 그곳에서 권유하면 산부인과 검진 등을 받아보라고 권유해주셨다.
알겠다고 대답했다. 그러고는 그럼 지금 이 서비스에는 돈을 내어야 하냐고 물어보니 아니라고, 공짜라고 말해주었다.
최종적으로 서명을 한후, "Take care!" 라면서 요원 분들이 돌아가셨다. 

이 경험으로 인해, 미국에서는 의료적 응급 상황이 생겼을 때 요원들이 달려와서 생사를 체크해주는 서비스 자체는 공짜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후 응급실 서비스나 의료 시술을 해야 할 때 발생하는 비용은 돈을 당연히 내어야 겠지만, 와서 체크해주는 서비스 까지는 돈을 내지 않아도 되었다.
타지 생활이니 앞으로는 이렇게 예기치 못한 쇼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 건강 관리를 세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다.  
<정리>
응급실 도착하는 순간 몇 천 달러가 깨질 수 있다.
집에 요원 분들이 응급 진단해주는 서비스는 공짜다.

생리 중일 때는 음식을 조심해서 먹자 ㅠㅠ 그리고 생리통 심하다고 빈속에 약 먹지 말자 제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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